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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ganic Grounds

’… 이 장소에 행정 중심시설이 있다는 사람들의 장소기억은 약 400년 전부터 형성되어 온 것이다 … 이곳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한번에 이주하는 것은 역사적 장소에 대한 장소성이 변화하는 사건이며, 이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장소에 대한 기억이 변화하는 사건이다.’
(‘서변동네. 서변동과 남해군청 장소기억 아키이빙’ 에서 발췌)

바다 너머 얽혀 있는 두 개의 섬, 남해도와 창선도. 육지와 섬 사이, 그리고 섬과 섬 사이를 바다가 강처럼 흘러 퍼져나갑니다. 이 섬들과 해협이 함께 오랜 시간에 걸쳐 남해군의 모습과 삶을 만들어왔습니다.
이 곳에 새 군청사가 들어선다면, 어떤 건축이 되어야 할지 고민했습니다.
때로는 험하고 때로는 다정한 물결을 천년 넘게 마주해온 섬들처럼, 새로운 청사도 담담하고 우직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바닷가에 가만히 놓여진 작은 돌들과, 그 사이로 흘러들어오는 잔잔한 파도를 떠올렸습니다.
마치 돌들처럼 담담하게 놓여진 청사 건축물 사이로 모이고 흩어지기를 반복하는 사람들의 삶을 겹쳐보았습니다.
남해의 역사가 땅과 바다 위에서 골고루 쓰여온 것처럼, 새로운 청사에 쌓여갈 이야기도 건물과 그 사이에 남겨져 유기적으로 흐르는 땅들에 골고루 담길 것입니다.
남해군청사는 과거를 간직하고, 앞으로의 일들을 뒷받침해주는 단단한 배경으로 서 있을 것입니다.
…

(글 : 박주신, 남상현, 주명현, 전소현, 신현보)